무더위와 함께 매미 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원한 그늘 아래 적당히 들려오는 매미 소리는 행복감을 더 해 주지만, 무덥고 잠 못 이루는 날에 찢어질 듯 퍼지는 매미 소리는 짜증을 유발한다.

매미는 2~5년간의 땅속 유충 과정을 거쳐, 나무에 올라가서 껍질을 벗은 후 날개를 달고 불과 수주일 밖에 못 사는, 어쩌면 허무한 곤충일 수도 있다. 그러다 보니 짧은 바깥 세상의 삶이 억울해서 배 아프게 울어 재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듯 우는 소리를 내는 매미는 숫매미들 뿐, 암매미는 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한다. 

매미의 소리는 입이나 날개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배에서 나는 소리다. 즉 공명실이라는 공기주머니와 발음근을 이용해 내는 소리이다. 노래를 부르는 가수라고 하는 것 보다 소리를 만들어 내는 악사라는 표현이 더 재미있을 듯 하다.

전세계의 매미 중에 팔자가 억센 매미는 중국에 사는 매미인 듯 하다. 중국, 특히 저장성에서 매미요리는 여름철의 별미로 꼽힌다. 매미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맛이 고소해서 볶음요리로 인기를 얻고, 가격도 비싼 편이라고 한다. 매미요리를 즐기기 위해 여름철을 기다리는 마니아들까지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참매미, 소요산매미 등 10여종의 매미가 서식하고 있다. 이중에 말매미가 가장 많고 소리도 요란하다. 매미는 플라타너스와 벚나무를 좋아하며 물은 싫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미는 여름을 상징하는 곤충이다. 매미 소리가 가까워지면 여름이 다가오고, 매미소리가 멀어지면 가을이 다가왔다는 신호이다. 아무리 지겹고 듣기 싫은 매미의 연주(노래) 소리라도 짧은 한 시절을 위해 수년간 준비한 정성을 생각해서 조금은 참고 인내하자. 오히려 매미소리를 들으면서 어릴 적 추억을 되새기는 것이 무더운 여름을 이기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지혜일 듯 싶다.

제이콥 기자  real201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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